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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인사말

소통이 우리 시대 중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촛불시위를 촉발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로선 반가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 갈등이 심각해짐을 말해주는 현상입니다. 지금도 밀양에선 송전탑 설치로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대치가 계속되고 있으며, 천성산 KTX 터널 문제로, 부안 핵폐기물시설 설치 여부 등으로 곳곳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아왔습니다. 게다가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 여파로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갈등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갈등해소비용이 27위이고, 이는 GDP 대비 27%에 해당합니다.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갈등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갈등을 증폭시키는가 하면 이렇게 증폭된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래서 저의 단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갈등관리를 위해서 교육의 ‘기본’에서부터 출발하려고 합니다. 그래야만 창의적 인재양성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3대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분석력, 상상력, 표현력의 제고일 것입니다. 분석력은 과학이, 상상력은 인문이, 표현력은 예술이 담당하기에 과학적 분석력, 인문적 상상력, 예술적 표현력이라고 말합니다.

커뮤니케이션 교육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과학적 분석력에 의해 상대방의 코드를 읽고, 인문적 상상력에 의해 상대방을 이해시키거나, 또는 감동시킬 수 있는 텍스틀 구성합니다. 이런 조건들만 잘 갖추어지면 예술적 표현력은 굳이 강조되지 않아도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오늘날 사회과학자로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한계를 느낍니다. 예를 들어 갈등관리를 위해 적지 않은 처방을 내놓았지만 그 처방이 사회에서 별 효험이 없습니다. 즉시적으론 효험이 있을는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효험이 없습니다. 그러니 사회를 고치는 의사로서 환자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셈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약’을 통해 대증적 처방만 할 뿐이지 병이 생겨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일, 즉 환자 체력을 기르는 일에 소홀히 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병이 사회에서 끊임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가 인문적 사고입니다. 인문적 사고를 할 때 환자의 체력이 길러져서 병이 생겨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선현들, 즉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등이 취해온 방식이 바로 이것입니다. 즉 사회문제의 인문적 해결입니다.

다행히 커뮤니케이션학은 사회과학적 속성과 인문적 속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은 지금까지 사회과학적 접근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학이 지닌 인문적 속성을 찾아내서 갈등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그 답이 바로 동아시의 영원한 고전이 논어, 맹자, 도덕경, 장자 등에 잘 담겨져 있습니다.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철학자 하버마스도 한국에 와서 한 말이 이것입니다. “명륜당과 해인사에 모든 답이 이미 나와 있는데 왜 내 이론을 통해 한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느냐?”

오늘날 한국의 사회과학계는 반쪽의 국제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것은 외국이론, 특히 서구이론을 도입하고 또 모방하는데 매진해 왔습니다. 그래서 6년 전 교수신문이 한국의 인문사회 분야 학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학자들 스스로가 외국이론에 종속된 현재의 연구풍토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반쪽을 채워 명실상부한 국제화를 이루려고 합니다. 즉 지금까지 인바운딩(inbounding)에만 치중해 왔다면 지금부터는 아웃바운딩(outbounding)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동아시아 가치관이 잘 녹아든 우리의 독창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통해 국제화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우리 학문을 ‘FOLLOWER’에서 ‘FOUNDER’로 바꿀 수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창의적 갈등관리를 위한 글로벌 커뮤니케이터 양성 사업단 단장